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저승 차사(差使)의 사무착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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실린 날 2001-12-20
출처 이야기나라

어느 고을에서 세 사람이 비명(非命)으로 세상을 떠났다. 어지간한 일도 아니고, 자기들이 죽음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 억울하기 이를 데 없어, 염라대왕(閻羅大王) 앞에서 하소연을 했다.

염라대왕이 저승 입문(入門) 장부를 열람해 보게 하니, 사무착오(事務錯誤)가 틀림없다. 염라대왕이 담당 차사(差使)를 중징계하기는 했으되, 그것으로 일이 간단히 마무리될 일이 아니었다. 세 사람을 돌려보내야 하겠는데, 이미 장사(葬事)를 다 치른 다음이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입장이 되어버렸다.

하는 수 없이, 차선책(次善策)을 써서, 각자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하는 조건으로 이 세 사람을 다시 세상에 태어나게 조치했다. 염라대왕이 첫번째 사람에게 물었다.

"그대의 소원은 무엇인고?"

"제가 세상에 다시 태어나거든 문관(文官)의 최고가 되어 부귀영화(富貴榮華)를 누리게 해 주옵소서."

두번째 사람은

"저는 무관(武官)의 최고가 되어 천하를 호령하고싶습니다"

했다.

세 번째 사람이 가만이 생각하니 좋은 것은 앞 사람들이 다 차지해버려 자기 몫이 마땅치 않았다. 한참 생각하다가 이렇게 요청했다.

"대왕님, 저는 아프지도 말고 아무 걱정도 없이 영원토록 살게 해 주옵소서."

염라대왕이 들으니, 너무 기가 차고 어이가 없다. 큰 소리로 호통을 쳐 가로되,

"네 이놈, 그런 일이 세상에 어떻게 있을 수가 있느냐? 그럴 수 있다면 이 자리 내놓고 내가 그렇게 하겠다"

하며 셋째 사람을 지옥으로 처넣게 했다는 이야기다.

무병장수(無病長壽), 아니 그것도 모자라 영원히 살 수 있게 해 달라니... 그것은 염라대왕이라 할지라도 소관 밖의 일이라는 요지(要旨)다. 아무리 욕심을 내 보아야, 사람이 누릴 수 있는 행복에는 한계가 있다는 이야기이리라.
 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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