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게으름의 극치(極致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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실린 날 2001-12-20
출처 이야기나라

어떤 처녀가, 잘생기고 좋은 신랑감이 있다 하여 혼인(婚姻)을 했다. 그런데, 아니, 이게 웬 일인가. 뜻밖에도 이 친구가 보통 게으른 것이 아니다.

찢어지게 가난한 살림에, 땔감조차 없어서, 점심을 해서 지게 뿔에다가 달아주며

"여보, 땔감이 없으니, 산에 가서 나무나 한 짐 해 오시지요"

하고 당부를 했다.
남편 왈(曰),

"여보, 이건 내려서 풀어야 먹을 수 있으니, 그런 수고를 하지 않고 손에 들고 그냥 먹을 것을 주시오."

"먹을 것을 손에 들고 무슨 일을 합니까? 가다오다 배고픈 사람이 지나가면 함께 내려서 같이 먹자고 하면 될 게 아닙니까"

그럼 그러자 싶어, 산으로 가는데, 마침 한 사람이 지나가고 있다. 갓을 쓰고 입을 벌리고 오는 모양새로 보아 배가 고픈 사람임에 틀림없다. 그래서 갓 쓴 사람을 불러 세웠다.

"여보시오. 보아하니 당신 배가 몹시 고픈 것 같은데, 이 지게 뿔에 달린 밥을 내려서 같이 먹읍시다."

그랬더니 갓 쓴 양반은 한 술 더 뜬다.

"그렇게 귀찮은 일을 누가 하겠소? 나도 갓끈이 풀어졌는데, 당겨 매기 싫어서 이렇게 입을 벌리고 가는 길이라오"

하면서 눈을 힐끗거리며 가버린다.
할 수 없다.

"에라, 잠이나 자자"

하고는 산밑에 가서 퍼 자고 있다.
저녁때가 다 돼도 남편이 돌아오지 않으니, 집에서는 걱정이 되어 남편을 찾아 나섰다. 이 곳 저 곳 찾다가 산밑에서 신랑을 찾아 두드려 깨우니, 이 신랑 하는 말,

"여보, 날이 차니, 이불이나 좀 덮어 주구려."

이만하면 게으름도 국제적(國際的)이다. 옛적, 강태공(姜太公)이 이런 말을 했다고 전한다.

"근위무가지보(勤爲無價之寶)요,
신시호신지부(愼是護身之符)로다."

'부지런한 것이 값을 치르지 않는 보배요, 제 몸을 삼가는 것이 신변을 보호하는 병부(兵符)'라는 뜻이다. 신약성경(新約聖經) 데살로니가후서 3:10에서는

"일하기를 싫어하는 사람은 먹지도 말라"

고 했고, 또 구약성경(舊約聖經) 잠언(箴言) 26:15에는

"게으른 사람은 밥그릇에 손을 대고서도, 입에 떠 넣기조차 귀찮아한다"

고 기록되어 있다.

행운(幸運)이 앞에 왔다고 하더라도 태만(怠慢)이 조금이라도 보이면 기겁을 하고 떠나버린다.
 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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